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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복구 과정과 내화수종 전에 강원도 지역의 대형 산불 소식을 접했을때 산불 복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TV 뉴스에서 보는 검게 그을린 산자락들을 보며 '저 땅에 다시 어떻게 숲이 자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산불 복구와 관련된 자료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는데, 알아보니 생각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복구 과정이 있었다. 특히 '내화수종'이라는 불에 강한 나무들이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산불 복구의 3단계 과정산불 피해지 복구에 대해 알아보니, 단순히 나무만 심는 게 아니라 체계적인 3단계 과정을 거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먼저 피해지 상황조사를 통해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 파악하고, 응급복구 단계에서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긴급벌채와 사방댐 설치 등을 진행한다. 마지막 항구복원 단계에서야 비로소 새로운 나무를.. 2025. 6. 16.
CAM 식물 광합성 - 선인장의 밤낮을 바꾼 생존 전략 새벽 4시, 아직 캄캄한 어둠 속에서 선인장은 조용히 '숨'을 쉬기 시작한다. 일반 식물들이 모두 잠든 이 시간에 선인장만은 기공을 활짝 열고 밤공기 속 이산화탄소를 열심히 빨아들인다. 마치 낮에 할 일을 밤에 몰래 해치우는 야근족 같은 모습이다.식물학 수업에서 "선인장은 밤에 광합성을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햇빛도 없는데 어떻게 광합성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알고 보니 선인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영리한 생존 전략을 가지고 있었다.물 한 방울이 금보다 귀한 사막에서 살아남기사막을 한 번이라도 가본 사람은 알 것이다. 낮 동안의 그 무서운 더위와 건조함을. 온도가 50도를 넘나드는 뜨거운 사막에서 일반 식물이 낮에 기공을 열고 광합성을 한다면? 이산화탄소 몇 개 받아들이려다가.. 2025. 6. 15.
무화과 속 작은 좀벌들의 이야기. 9천만년을 이어온 공생관계의 비밀 어느 늦여름 오후, 할머니 댁 뜰에서 잘 익은 무화과를 따려다 깜짝 놀란 기억이 있다. 검붉은 무화과를 둘로 갈라보니 붉은 과육 사이사이로 벌레 같은 것들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으악!" 소리를 지르며 뒤로 물러섰는데, 할머니가 웃으며 말씀하셨다. "그거 벌레 아니야. 무화과의 친구들이지."꽃이 없는 과일, 무화과의 비밀무화과라는 이름부터 신기하다. 이름이 무화과인 이유는, 겉으로 봐서는 꽃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무화과를 따보면 열매처럼 생겼지만 사실 속의 먹는 부분이 꽃이다. 즉 우리의 눈에 보이는 열매 껍질은 꽃받침이며, 내부의 붉은 것이 꽃이다. 우리가 먹는 달콤한 과육 하나하나가 사실은 작은 꽃들의 집합이었던 것이다.생각해 보면 참 놀라운 일이다. 다른 과일들은 화려한 꽃을 피워 벌과 나비를 .. 2025. 6. 13.
식물 뿌리의 놀라운 분화와 다양성, 핵심 기능까지 어느 봄날, 집 안 작은 화분에서 싹을 틔운 콩나물을 보며 문득 궁금해졌다. 저 작고 가느다란 뿌리가 어떻게 거대한 식물을 지탱하고, 땅 속 깊은 곳에서 생명의 양분을 찾아낼 수 있을까? 마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건축가처럼, 뿌리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 놀라운 일들을 해내고 있었다.3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식물을 키우기 시작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뿌리는 단순히 '물을 빨아들이는 빨대' 정도가 아니었다. 땅 속에서 벌어지는 뿌리의 세계는 상상 이상으로 정교하고 복잡했다.뿌리가 태어나는 순간의 기적콩을 심고 며칠 뒤, 흙을 살짝 파헤쳐보니 투명한 실 같은 뿌리가 어둠 속을 향해 곧게 뻗어 있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뿌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자신의 역할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것을.뿌리의 맨 .. 2025. 6. 12.
수경재배의 원리와 구조. 하이드로포닉스와 구조, 구성요소들 선반 위에 놓인 작은 스티로폼 상자에서 처음 상추를 키우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과연 흙 없이 식물이 자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컸다. 물에 떠 있는 스폰지 사이로 조심스럽게 뿌리를 내린 상추 모종이 하루가 다르게 파릇하게 자라나는 모습을 보면서, 수경재배 원리에 대한 궁금증이 점점 커졌다. 복잡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생각보다 단순한 과학적 원리가 숨어있다.하이드로포닉스의 기본 원리뿌리가 필요한 것들수경재배는 토양을 이용하지 않은 무토양 상태에서 작물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지지 고정시키고, 작물생육에 필요한 필수원소를 그 흡수비율에 따라 적당한 농도로 용해시킨 배양액으로 작물을 재배하는 방법이다. 처음 이 정의를 봤을 때는 너무 복잡하게 느껴졌지만, 직접 해보니 핵심은 단순하다.식물의 뿌리가 살아.. 2025. 6. 11.
나뭇잎이 떨어지는 방법과 숨겨진 비밀. 탈리, 리그닌, 호르몬. 현관문을 나서는 순간 발끝에 느껴지는 바스락거리는 감촉에 고개를 숙였다. 나뭇잎 한 장이 완벽한 형태로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잎맥 하나하나가 선명하고, 가장자리는 깔끔하게 정리된 채로... 마치 누군가 정성스럽게 가위로 잘라낸 것 같았다.문득 궁금해졌다. 이 잎은 어떻게 이렇게 완벽하게 떨어질 수 있었을까? 바람에 찢겨 나온 것도 아니고, 병들어서 너덜너덜해진 것도 아니었다. 그저 자연스럽게, 마치 정해진 시간에 맞춰 떨어진 것처럼 보였다.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유심히 살펴보니, 공원의 나무들도 마찬가지였다. 어떤 잎은 아직 가지에 단단히 붙어 있고, 어떤 잎은 살짝 흔들리면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았다. 그리고 바닥에는 수없이 많은 잎들이 모두 비슷하게 깔끔한 모습으로 떨어져 있었다.탈리란?그날 밤, .. 2025. 6.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