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라벤더를 건조했을 때가 아직도 기억나는데요. 베란다에서 키운 작은 라벤더 화분에서 첫 수확을 했던 날, 너무 설레는 마음에 꽃이 활짝 핀 상태로 수확했다가 건조 과정에서 꽃가루가 떨어지고 색이 바래버렸죠. 여러 방법으로 알게 된 가장 중요한 사실은, 라벤더는 수확 시기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너무 일찍 수확하면 향이 약하고, 늦게 수확하면 건조 과정에서 꽃가루가 다 떨어져 버리거든요. 이제는 라벤더 꽃대를 보면 언제가 최적의 수확 시기인지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답니다.
라벤더와 친해지기
우리가 흔히 키우는 라벤더는 주로 잉글리쉬 라벤더예요. 제가 처음에는 라벤더 품종에 대해 잘 몰랐는데, 어느 날 농장에서 프렌치 라벤더도 구해서 키워봤어요. 같은 라벤더인데도 향이 조금 달랐죠. 잉글리쉬 라벤더가 좀 더 부드럽고 달콤한 향이라면, 프렌치 라벤더는 좀 더 강렬하고 캠퍼 향이 났어요.
건조용으로는 역시 잉글리쉬 라벤더가 제일 좋더라고요. 향도 적당하고 건조 후에도 색이 비교적 잘 유지됩니다. 특히 안구스티폴리아 품종이 건조용으로 인기가 많은데, 이유가 있었어요. 꽃대가 튼튼해서 건조할 때 모양이 잘 유지되거든요.
수확의 기술
라벤더 수확에서 가장 중요한 건 타이밍이에요. 제가 발견한 최적의 수확 시기는 꽃봉오리가 1/3 정도 개화했을 때입니다. 처음에는 '활짝 피었을 때가 가장 예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꽃이 다 피면 건조 과정에서 꽃가루가 심하게 떨어지고, 색도 쉽게 바래요.
수확 시간도 은근 중요해요. 어느 날은 더워서 저녁에 수확했다가 습도 때문에 곰팡이가 피기 시작했던 적이 있어요. 그 후로는 꼭 아침 이슬이 마른 후, 오전 10시 정도에 수확합니다. 이때가 라벤더 오일이 가장 풍부한 시간이기도 해요.
실패를 통해 배운 건조법
처음에는 당연히 햇빛이 잘 드는 베란다가 건조하기 좋을 거라 생각했어요. 큰 실수였죠. 직사광선에 말린 라벤더는 금방 색이 바래버렸어요. 그 후 여러 방법을 시도해 보다가 지금은 크게 세 가지 방법을 상황에 따라 활용하고 있답니다.
가장 애용하는 건 '그늘 건조법'이에요. 특히 여름철에는 햇빛을 완전히 차단한 다음, 통풍이 잘 되는 실내에서 말리는 게 좋더라고요. 처음에는 종이봉투를 씌워뒀는데, 어느 날 습도가 높아서 곰팡이가 생긴 걸 발견했어요. 그래서 이제는 얇은 면 천을 씌워서 통풍은 되면서 빛은 가릴 수 있게 해요.
식품건조기도 활용해봤는데, 소량 건조할 때 굉장히 편리해요. 다만 온도 설정이 중요한데, 처음에 50도로 했다가 향이 다 날아가버린 적이 있어요. 이제는 35도 정도로 맞추고, 중간중간 확인하면서 건조해요. 보통 5-6시간 정도면 적당히 마르는데, 만져보면 바스락거리면서도 완전히 부서지지는 않는 상태가 딱 좋아요.
보관도 하나의 기술
건조에 성공했다고 끝이 아니에요. 처음에는 플라스틱 통에 보관했다가 향이 다 날아가버린 적이 있어요. 이제는 무조건 유리병에 보관하는데, 특히 갈색 유리병이 자외선을 막아줘서 좋아요. 보관 장소도 중요한데, 주방은 의외로 습하고 온도 변화가 심해서 피하는 게 좋아요.
제가 찾은 가장 좋은 보관법은 완전히 건조된 라벤더를 작은 유리병에 나눠 담고, 서늘한 장식장에 보관하는 거예요. 한 병을 다 쓸 때까지 다른 병은 열지 않으면 향이 정말 오래 가요. 이렇게 보관하면 보통 6개월은 향이 그대로 유지되더라고요.
실패하지 않는 건조를 위한 체크리스트
- 수확 전: 꽃봉오리 개화 상태 체크, 이슬이 완전히 마른 시간 확인
- 수확 시: 날카로운 가위 사용, 적당한 다발 크기 유지
- 건조 중: 매일 상태 확인, 통풍 체크, 습도 관리
- 보관 시: 완전 건조 확인, 깨끗한 유리병 사용, 서늘한 곳 보관
'원예'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분 받침대 기본 가이드 - 식물 건강과 인테리어를 동시에 챙기는 비밀 (0) | 2025.03.08 |
---|---|
햇빛 없이도 잘 자라는 실내 식물 추천 및 관리법 (0) | 2025.02.21 |
금전수 처음 키우는 초보자를 위한 기본 관리법. 식린이도 실패하지 않는 기초 가이드 (0) | 2025.02.09 |
금전수 잎이 노랗게 변해요. 초보도 살리는 쉬운 방법과 관리 노하우. (1) | 2025.02.07 |
동백나무 품종별 특징과 추천, 관리 노하우 (1) | 2025.02.06 |